최초의 금메달 


처음으로 금메달이 등장한 것은 1904년 제3회 미국 세인트루이스 하계올림픽이다.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은 직경 30cm로 목에 걸기 힘들 정도로 컸다. 



정면에 ‘세계박람회 미국 세인트루이스’라는 글자가 들어갔다. 당시만 해도 올림픽은 엑스포의 부속 행사로 대접받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디자인이다. 뒷면에는 자유의 여신상을 새겨 미국에서 대회가 열렸음을 알렸다. 그 옆에 '800 Meter Run'이라고 적혀있다. 이는 메달에 해당 종목을 직접 새겨 넣은 것이다. 



이후 대회마다 개최국가에 따라 메달의 모양이 제각각이었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1928년 제9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올림픽부터 메달의 도안과 규격을 통일했다. 메달에는 반드시 승리의 여신 니케가 로마 콜로세움을 배경으로 월계관을 들어올린 모습이 들어가야 했다. 대회 개최장소와 연도도 필수항목이다. 또한 메달의 지름은 6cm 이상, 두께는 3mm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넣었다. 뒷면은 승리한 선수를 군중들이 무등을 태워 행진하는 장면이다. 이때부터 1968년 올림픽까지 메달은 앞면과 뒷면을 동일하게 이 디자인을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개최국들의 불만이 나왔다. 개최국을 상징할만한 것을 메달에 넣고 싶다고 계속 IOC에게 요구했다. 마침내 1972년 뮌헨 하계올림픽 때부터는 40년 간 동일하게 사용되었던 올림픽 메달의 뒷면이 자유로운 형태로 바뀌게 된다. 뒷면은 나체의 두 남성이 서 있다. 이들은 제우스의 쌍둥이 아들인 카스토르와 폴룩스이다. 이 쌍둥이 형제는 스포츠의 경쟁과 우정의 수호신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뒷면에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월계수를 문고 있고 그 위에는  태극무늬를 형상화한 서울올림픽 엠블럼도 넣었다.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부터 앞면 디자인에도 일부 변형이 허용됐다. 이 올림픽에서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땄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는 새로운 표준디자인이 도입됐다. 월계관을 든 니케의 배경을 로마 콜리세움에서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으로 바꿨다. 고대올림픽 정신을 생각한다면 변경은 합당했다. 올림픽 메달의 디자인은 이처럼 대회마다 조금씩 변해왔지만 하계올림픽과 달리 동계올림픽은 강제규정이 없다. 그래서 독특한 디자인의 메달은 대부분 동계올림픽에서 나왔다.



금메달은 진짜 금일까?


메달 디자인은 개최국의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결정한다. 조직위원회가 디자인 업체를 공개모집한 뒤 여기서 선정된 도안을 IOC에서 최종적으로 확정 받는다. 메달제작은 주로 개최국의 화폐공사에서 담당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금메달은 100% 금이 아니다. 은에 금을 도금한 것이다. 이 것도 IOC 규정에 따른다. 반드시 순도 92.5% 이상의 은에 6g이상의 금을 도금해야 한다. 은메달은 순도 92.5%의 은으로 제작하고 동메달은 순도 97% 이상의 구리가 주 재료다. 실제 제작 때는 순도 99.9% 이상의 은을 쓴다. 그래서 메달의 제작단가는 제작 당시의 국제 금은시세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봐야 수백만원이 넘지 않지만 유명 경제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올림픽메달 1개가 가진 경제적 가치는 최소 1950억 원에서 최대 2690억 원으로 엄청나다.


메달 세레모니는 언제부터 했을까? 


금·은·동 메달의 순위에 따라 높낮이가 다른 메달 단상은 1932년 제10회 미국 LA올림픽 때 처음 도입됐다. 선수의 목에 메달을 걸어주는 전통은 1960년 로마올림픽 때부터 시작됐다. 



2006년 토리노 동계대회 때부터는 처음으로 세리머니가 이원화됐다. 경기 끝나자마자 하는 베뉴 세리머니와 메달을 주는 빅토리 세리머니로 나눠서 진행한다. 이번 평창 대회는 그 관례에 따라 세리머니를 이원화해서 진행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메달 디자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메달은 디자이너 이석우씨가 제작하였다. 



메달의 측면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이공일팔'의 자음만을 따 `ㅍㅇㅊㅇㄷㅇㄱㅇㄹㄹㅁㅍㄱㅇㄱㅇㅇㄹㅍㄹ' 이라는 한글이 새겨져있다. 



메달 스트랩은 한복을 만들 때 쓰는 비단을 썼다. 한복에 사용되는 전통기법인 갑사기법을 사용하여 한글 자음으로 구성된 눈꽃 패턴을 넣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엠블럼은 메달 디자인만큼 화제가 됐다. 개최 도시인 `평창'의 머리 자음을 사용해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완성했다. 눈과 얼음, 하늘과 땅, 동계스포츠 스타를 상징한다. 자국의 고유 문자를 엠블럼 디자인으로 활용한 것은 평창이 유일하다. 



독특한 올림픽 메달 디자인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에서는  여태까지의 고전적 디자인과는 다른 파격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가운데 동그란 구멍이 뻥 뚫려있고 그 크기가 더 커진 이번 메달은 디자이너 다리오 콰트리니(Dario Quatrini)가 이끄는 오타비아니 국제 그래픽 팀과 TOROC 그래픽팀이 함께 만든 작품이다. 도너츠를 연상시키는 이 메달의 가운데 뚫린 부분은 이탈리아의 피아자, 즉 전통적인 광장을 상징한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보석은 ‘옥’이다. 그래서일까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메달 뒷면은 옥이 있다. 베이징 올림픽 메달의 앞면은 승리의 여신 니케와 올림픽 경기장이 그려져 있는 무난한 디자인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백옥, 청백옥, 청옥이 박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메달 고리는 용을 표현한 디자인으로 되어있다. 



밴쿠버 출신의 오머 아벨(Omer Abel)이라는 디자이너가 아티스트 코린 헌트(Corinne Hunt)의 작품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 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메달은 빳빳하게 펴진 원형의 메달이 아닌, 곡선을 최대한 많이 활용한 굴곡지고 입체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는 메달이다. 그 때문인지 메달 표면은 물이 흐르는, 혹은 파도가 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2016년 소치 동계올림픽 메달은 메달에 실제 운석 조각을 넣어 7개의 운석 메달을 만들었다. 장인이 수작업으로 만드는 메달인지라 하나의 메달을 만드는 데에 무려 18시간이나 소요된다고 알려졌다. 소치 올림픽 메달도 토리노 올림픽 메달처럼 가운데에 구멍이 뚫려있다. 메달 중앙에는 투명한 카보네이트로 장식되어있는데, 이 유리는 조각보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되어있다. 이 안에 들어간 무늬는 러시아의 눈 덮인 산맥과 빙하와 흑해, 그리고 러시아의 다문화를 형상화한 전통적인 문양이라고 한다.



장애인이 출전하는 2016년 리우 패럴림픽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시각장애인 선수들을 위한 ‘소리’를 이용한 메달이 등장했다. 메달에는 각각 28개, 20개, 16개의 쇠 구슬이 들어있어 흔들면 소리가 나도록 제작되었고 금메달이 가장 큰 소리가 나게 되어있다. 덕분에 시각장애인 선수들은 손으로 점자를 읽지 않고 흔들기만 해도 리우 패럴림픽 메달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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