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근시에게 안경 고르기란 너무 어렵다. 한번 안경 맞추는데 가격도 너무 비싸고 요즘 유행하는 복고풍의 얼굴 반을 차지하는 커다란 안경테를 낄 수도 없다. 

좀 더 저렴하게 안경을 살 순 없을까 분노의 검색질을 하다가 안경 렌즈 가격을 50% 할인해주는 곳을 찾았다. 신나게 달려갔지만 초고도근시라고 하니 김구 안경만 계속 추천해줬다. ㅠ.ㅠ 



김구 안경이 너무 쓰기 싫어서 다른 안경을 보여달라고 했지만 다 비슷한 스타일의 뿔테 뿐이었다. 안경점에 안경테가 그렇게 많았지만 내가 쓸 수 있는 안경테는 4~5개 뿐이었다. 아무리 저렴해도 김구 안경을 쓸 수는 없지 결국 나와서 안경거리가 있는 부산 남포동으로 갔다. 




부산 남포동 국제시장에는 안경골목이 있다. 다들 이 곳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는 곳이 많다. 도매점도 많아서 좀 더 싸지 않을까 기대를 가지고 둘러보았다. 



안경골목은 영화 '국제시장'에 나왔던 꽃분이네 옆 골목이다. 이 골목에 쭈~욱 안경점이 밀집해있다. 난 먹자 골목처럼 안경거리라고 해서 안경점만 쫘~악 붙어있을 줄 알았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일반 골목에 비해 군데 군데 안경점이 모여있었다. 



안경점이 여러개 붙어있어서 일단 커보이는 곳으로 아무 안경점이나 들어갔다. 



그냥 써보고 이쁜 걸로 골라야지 하면 1시간 넘게 이 안경 저 안경 써보다가 멘붕이 올 수가 있다. 특히 결정장애인 나는 처음 안경점에서 그렇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했다. 

나같은 초고도근시들은 안경테만 써보고 '이쁘네~'하고 고를 수가 없다. 어마어마한 도수인 안경렌즈를 넣으면 지금 이 모습이 아닐테니 안경알을 넣었을 때 모습을 상상하며 골라야한다. 


안경맞출 때 주의사항 



꼭 안경을 끼고 가야한다. 자신의 정확한 시력을 안다면 상관없지만 시력을 다시 측정해야한다면 소프트렌즈, 하드렌즈를 빼고 바로 시력검사를 할 수가 없다. 소프트렌즈는 산소투과율이 낮아 각막이 붓고 하드렌즈는 각막이 눌려지기 때문에 렌즈를 빼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야 정확한 도수를 측정할 수 가 있다. 

난 안경을 끼고 가놓고는 안경테를 고를때 시력검사도 안하고 하드렌즈를 껴버렸다. 뭐가 보여야 안경테를 고르죠. 아무것도 안보여. ㅠ.ㅠ 다행히 안과에서 안경 처방전을 받아온게 있어서 정확한 시력을 알고있어서 제대로 안경을 맞출 수 있었다. 

여러군데 안경점에 들러 안경을 고를 거라면 가는 곳마다 시력측정을 할 수 없으니 안과나 처음들린 안경점에서 정확한 시력을 물어보고 가는게 편하다.



고도근시 안경 선택방법

 

1. 뿔테가 아닐 것 

다들 뿔테를 추천한다. 두꺼운 안경알을 가려야하기때문이다. 매일 뿔테만 추천해줘서 뿔테를 벗어난 적이 없다. 이제 뿔테라면 지긋지긋하다. 도수가 이렇게 높은데 뿔테까지하면 정말 못생겨보인다. ㅠ.ㅠ 



이게 원래 내가 쓰던 안경이다. 호피무늬 뿔테 안경. 이것만 쓰면 애가 맹꽁이가 된다. 그렇게 멍청해보일 수가 없다. 



딱 만화 영심이의 왕경태처럼 보인다. 

 


그래서 고른 안경테는 뿔테가 아닌 얇은 검은색 테로 골랐다. 동글동글한 김구안경 스타일이 싫어서 동그란 테가 아닌 약간 각진 테를 골랐다. 


2. 단색일 것 



처음엔 호피무늬가 이뻐보여서 이 안경으로 골랐는데 호피무늬도 잘 선택해야한다. 시간이 지날 수록 묘~하게 촌스러워 보였다. 

내 시력은 마이너스 11, 마이너스 10.50 으로 고도근시 중에서도 초고도근시이다. 얼마나 눈이 나쁜지 안경만 봐도 보인다. 



그래서 단색으로 골랐다. 역시 블랙이 진리인가. 

도수는 그대로 했기때문에 큰 차이는 없다. 아... 정말 도수가 높구나. ㅠ.ㅠ 


3. 안경테의 가로 사이즈가 작은 것 



안경테의 왼쪽 다리를 보면 작은 숫자가 써있다. 예전 안경에는 53 □ 20 으로 쓰여있다. 안경알의 하나의 사이즈가 가로 사이즈는 53, 세로 사이즈는 20 이라는 말이다. 



새로 산 안경은 48 □ 20 이다. 가로 사이즈가 5 줄어들었다. 고도근시 안경은 가로 사이즈가 짧아야 렌즈의 두꺼운 부분이 많이 깍아지기 때문에 왼쪽 안경다리에 적힌 사이즈를 보고 가로사이즈가 짧은 안경테를 골라야한다. 그래서 고도근시, 특히 초고도근시에겐 가로 사이즈가 아주 짧은 김구안경을 권한다. 



뿔테와 일반테의 차이 



똑같이 4번 압축을 한 렌스를 썼는데 확실히 뿔테가 두꺼운 렌즈 두께를 커버해준다. 



일반테는 렌즈 두께가 그대로 드러나 옆에서 봤을 때 훨씬 두꺼워보인다. 난 시력이 -11 이나 되니 렌즈가 4번 압축해도 저렇게 두꺼워진다. -6만 되어도 저 두께에서 반은 줄어든다. 

그래도 난 옆모습보다 앞모습을 택했다. 어차피 안경쓰면 눈 나쁜거 다 알건데 뿔테보단 일반테가 훨씬 이쁘다. 



뿔테 안경을 정말 오래썼다. 오래 쓴 이유는 아무리 밟아도 안경이 멀쩡했다. 안경을 정말 험하게 썼는데 잘 때 아무데나 던져두고 일어나서 안경 밟은 적이 정말 수십번이다. 그때마다 끄덕없더라. 

새로 맞춘 안경은 티타늄 소재라 가볍고 정말 얇다. 정말 튼튼하다고 했지만 왠지 밟으면 부서질 것 같아서 꼭 안경케이스에 보관하고 있다. 실험삼아 한번 밟아볼까...? 그러기엔 안경이 너무 비싸다. ㅠ.ㅠ 



안경의 오른쪽 다리에는 안경 브랜드와 제품명이 쓰여있다. 내껀 Lexium MFG-M10Y17이다. 안경테의 브랜드는 피오비노 렉시움(Lexium)으로 국내제품이다. 소재는 티타늄으로 아주 가볍고 안경다리도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다. 


4번 압축할까? 양면 비구면 렌즈로 할까? 


안경을 쓰면 제일 싫은게 눈이 깨알만큼 작아지고 안경 안에 또 하나의 얼굴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얼굴 옆 라인이 안경에 또 하나 생긴다. 이게 너무 싫어서 비싸도 상관없으니 눈의 축소현상이 없고 페이스 라인 축소현상이 안 생기는 안경을 원한다고 하니 그런 안경은 없단다. 양면 비구면 렌즈를 쓰면 조금 나아지냐고 물으니 국산으로는 안되고 수입산을 써야하는데 렌즈 가격만 기본 30만원 이상인데 지금과 별 차이가 안난다고 했다. 비싼 카메라 렌즈를 쓰는 것 처럼 더 뚜렷하고 선명하게 보이는 건 있으나 그렇다고 눈크기가 제대로 된다던가 굴곡이 없어지는 건 아니란다. 



그래서 이번 안경도 그냥 4번 압축만 했다. 여전히 굴곡이 생긴다. 이건 어쩔 수 없다. 


가격


안경렌즈 가격은 10만원, 안경테는 15만원해서 총 25만원이었다. 여기에 현금결재를 한다고 3만원 깍아서 총 안경 가격은 23만원이다. 제일 처음에 들렀던 안경렌즈가 50% 할인해주는 곳은 안경렌즈가 저렴한 대신 안경테가 비쌌다. 남포동 안경골목에서 하면 엄청 저렴하게 할 줄 알았는데 가격은 비슷한 것 같다. 

대신 안경은 30분 만에 완성되었다. 내 안경은 항상 워낙 초고도근시라 안경렌즈를 주문해야하기 때문에 기본 일주일 이상 걸렸다. 그런데 당일에 안경을 받아보긴 처음이다. 다시 국제시장에 오기도 귀찮았는데 도수가 높은 렌즈도 항상 구비하고 있어서 이건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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