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산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한 이소라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이소라 콘서트의 전국 투어 공연은 정말 백만년 만인것 같습니다. 투어 안하기로 소문난 이소라가 부산까지 오다니 너무 황송하네요. 

투어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부산을 시작으로 성남, 천안, 대구, 인천으로 각 지역별로 딱 하루씩만 공연을 합니다.  작년 연말부터 부산에서 김건모, 싸이, 박정현, 김범수, 자우림, 신승훈 등등 콘서트를 엄청 많이하고 도로 전봇대마다 포스터와 홍보 깃발이 펄럭거렸습니다. 그러나 이소라 콘서트는 홍보하는걸 보지도 못했습니다. 이소라 콘서트라고 검색 안해봤으면 공연하는지도 모를뻔 했어요. 

서울 공연장엔 화환과 아래 사진처럼 보이는 이소라 콘서트 포스터도 있던데 부산 공연장엔 화환도 없고 그 흔한 포스터 한장 없습니다. 그 포스터 마저도 하얀 백지에 이름과 콘서트 날짜, 장소만 나와있는 엄청 심플한 이소라다운 포스터입니다. 예매할때 사진이 아무것도 없어서 혹시 동명이인 가수가 있나 당황했습니다.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은 공연장을 위해 만들어진 홀이라 음향과 조명이 뛰어납니다. 벡스코랑은 천지차이입니다. 소향씨어터에선 처음 콘서트를 본건데 음향에 놀랐습니다. 정말 좋아요. 벡스코는 음향시설이 너무 별로였어요. 공연장 좌석은 1층과 2층으로 되어있고 1층 699석, 2층 362석, 오케스트라 61석, 휠체어 12석이 있습니다. 

전 J열 34, 35번으로 예매했습니다. J열은 바로 앞이 통로라 마치 비행기 비상구 좌석처럼 발을 쭉 펼수 있습니다. 공연장이 작아서 J열에서도 무대가 아주 잘 보였습니다. 



소향씨어터에선 공연 시작하기 전부터 셀카금지, 사진금지입니다. 직원들이 돌아다니며 사진찍지말라고 하더군요. 공연 시작하면 당연히 사진금지 이지만 공연 시작하기 전에 셀카도 금지라니 이건 좀 너무 심한 제재같아요. 그래서 공연 끝나고 무대 한장 찍었습니다. 무대는 액자 형식으로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에 각자 악보만 볼 수 있게 작은 불하나 키고 공연을 합니다. 이 마저도 분위기있더군요. 

작년 연말부터 시작한 서울 공연에서 부터 이소라가 감기 걸려서 컨디션이 안좋다고 들었는데 이번 공연에서도 아직 감기가 다 낫지 않았더군요. 몸에 열이 많이 난다며 노래하는 내내 식은땀을 닦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고음에선 약간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아파서 그런지 더 감정폭발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CD보다 더 좋았습니다. 컨디션이 안좋아서 이정도인데 정말 컨디션 좋으면 어떤지 상상이 안되더군요. 고음부분에선 음향이 엄청 크고 강하게 나오는데 목소리가 뚫고 나오는게 신기했습니다. 이소라하면 약간 저음이라고 생각했는데 고음이 하늘을 찌릅니다. 



공연순서는 기억의 흐름대로 적은 거라 100% 정확하진 않습니다. 

1. My Nymph

   허밍으로 시작해서 초반 분위기를 휘어잡습니다. 

2. Happy Christmas 

3. 멘트 

4. 그대와 춤을 

5. 랑데뷰

6. 겨울, 이별 

7. 기억해줘

8. 처음느낌그대로 

9. 제발 

10.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 

     이 노래는 김동률 노래입니다. 

11. 멘트 

 2곡하고 멘트하고 7곡하고 멘트하고 말은 별로 안하고 노래만 쭉 이어서 합니다. 목이 안좋아서 말을 많이 안하려고 한다는 군요. 

12.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 

13. Track 4 

14. 시시콜콜한 이야기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 끝까지 부르는걸 방송에서 본적이 없습니다. 기타 반주 하나에 이 노래를 부르는데 정말 눈물이 안날 수가 없습니다. CD보다 100배 더 슬퍼요. 유일하게 노래가 끝나고 박수가 안나온 노래라 여운을 느낄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분위기에 휩싸여서 노래가 끝나도 박수 칠 엄두를 못 내더라구요. 

15. 나를 사랑하지않는 그대에게 

16. Track 9 

17. 바람이 분다 

18. Track 3 

19. 멘트 

 2시간 공연인데 집에 빨리 보내주겠다고 하더니 벌써 마지막 곡이라고 하네요. 실제로 공연은 6시 정각에 시작해서 7시 40분에 끝났습니다. 이소라가 자긴 죽으면 별이 되겠다고 하면서 난 별을 불렀습니다. 요즘 안색도 안좋고 죽음에 대해서 계속 얘기해서 어디 큰병 걸린건 아닌지 걱정되네요.

20. 난 별 

난 별을 부를때 무대에서 검은 투명 스크린이 내려오더니 노래 가사가 뜹니다. 그리고 노래를 부를때마다 가사가 별처럼 부서지면서 날아갑니다. 이 장면 엄청 신기했습니다. 

21. 앵콜곡 Amen 

마지막곡을 부르고 쌩~ 하니 뒤도 안돌아보고 나가는 이소라

관객들도 그녀의 스타일을 알기에 아무도 남아서 앵콜을 부르짓거나 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불러도 안나올 껄 알거든요. 



마지막으로 아쉬웠던건 이소라 콘서트의 불문율이 노래 끝나고 박수 금지인데 이날 처음 오신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노래끝날때마다 계속 박수를 치더라구요. 노래를 계속 연달아 부르기 때문에 한곡 끝나고 그 여운을 느끼고 싶은데 박수를 치면 흐름이 깨집니다. 노래가 끝난듯하면서도 끝난게 아닌데 끝난줄 알고 박수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Track 9때 노래 안끝났는데 박수쳤다고 이소라가 직접 말하기도 했구요. 


언제 또 전국 투어를 해줄지 알수가 없지만 끝나고도 여운이 많이 남는 콘서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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