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딸이란?

세상의 모든 딸들이 아버지의 딸이지만 심리학적으로 아버지의 딸은 특별히 아버지의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여성을 말한다. 

여자아이가 아버지와 맺는 관계는 성인이 되어서 애인이나 친구, 직장상사, 동료 등과 같은 남자들과 관계를 맺는데 영향을 미친다. 

 

상처의 이름, 아버지 

아버지와 건강한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해서 자아상이 굳건하지 못하다면 '내면 아버지' 표상을 회복해야하는 힘겨운 과제를 갖고 살아가야한다. 끝나지 않은 이 과제는 완결될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며 영혼의 저 깊은 곳에서 때를 기다린다. 

 

영원한 소년과에 속하는 아버지는 발달적으로는 청소년 단계에 고착되거나 머물러 있어 현실적인 갈등은 피하려 들고 꿈만 꾸는 사람이다. 그래서 가장으로서 마땅히 해야할 헌신을 하지 않는다. 자녀 양육도 부인에게 맡기고 심지어 자녀들을 먹이고 입히는 최소한의 역할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버지와 애착 문제가 있었던 딸은 동성친구든 이성친구든 친밀한 관계를 맺기 어려워한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아버지에게 정서적, 물질적 지지를 받지 못해 혼자 세상을 꿋꿋하게 혹은 투쟁하듯이 살아온 딸도 있다. 의식적으로는 아버지를 기억하고 싶어 하지 않고 앞으로도 쭉 아버지와 상관없이 삶을 살아가고 싶어한다. 그러나 무의식적으로는 아버지 자리를 대신 해줄 대상이나 사람을 끊임없이 찾기도 한다. 

 

스스로 뭔가를 선택하기 어려워하고 결정장애에 빠진 아버지의 딸들은 습관적이고 익숙한 부정적인 감정과 기억을 끊임없이 되살려낸다. 이 과정에서 공허감, 흥분, 우울, 죄책감, 거부감, 불안, 분노, 낮은 자존감과 같은 복합 감정이 되풀이 되기도 한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어린 시절 아버지가 한 행동 혹은 자신을 위해서 했어야 할 행동을 하지 않은 것, 이 때문에 자신의 삶이 엉망이 되었다는 것을 곱씹으며 분노하고 불행해한다. 

 

 

착한 공주님으로 사는 인생 

몸은 어른이지만 정신은 10대 소녀나 그 이전 상태에 머물러 있는 여성도 많다. 이들은 자신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고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 어렵고 세상의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낮은 자존감을 호소한다.

 

간혹 겉으로 보기에 성공한 것 같은 여성 사업가, 가정주부, 걱정이 없어보이는 대학생도 내면을 들여다보면 상처받은 아기, 숨겨진 절망, 고립, 외로움, 두려움, 분노, 눈물이 고여있다. 이들의 내면에는 약하디 약한 소녀가 있다. 

 

이들은 혼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어렵고 의존적이며 심리적으로 취약해 마초 근성이 강한 남자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 

 

아버지의 부재가 가지고 온 소외감 

모호한 아버지의 부재에는 두 유형에는 두 유형이 있다.

 

첫번째 유형은 실제로 옆에 없지만 다른 가족의 마음속에 심리적으로 존재하는 경우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상실 경험이 이런 유형이다. 

 

두번째 유형은 실제로는 옆에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유형이다. 자녀에게 무관심하고 정서적으로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아버지이다. 이런 아버지들은 같이 살아도 정서적으로는 연대감이나 연결감이 전혀 없고 아버지는 돈이나 벌어오는 사람에 불과하다. 

이런 아버지의 딸은 흔히 말하는 '군중 속의 고독', 즉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오히려 더 외롭고 소외감을 느낀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매우 독립적으로 보이고 심지어 쿨한 이미지를 풍길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내면 풍경은 추수가 끝난 뒤의 들녘처럼 허전하고 을씨년스럽다. 

 

 

키다리 아저씨는 내 안에 있다. 

구원받고 싶은 여성의 욕망의 일부분은 키다리 아저씨와 같은 동화에 잘 반영되어 있다. 심리적으로 볼 때 키다리아저씨는 아버지를 대체하는 남자 어른을 말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여성은 아버지처럼 모두 충족시켜줄 대상을 배우자나 이성친구에게서 찾으려고 한다. 사실 현실에서 키다리 아저씨와 같은 남자친구나 남편을 만나기란 여간해서 쉽지 않다. 

 

자신을 자유롭고 책임감있는 여성이라고 볼지라도 무의식적으로는 배우자나 남자친구에게 기대고 싶은 자신의 욕망과 판타지로 인해 갈등을 겪는다. 

 

여자들이 남자친구나 남편과의 관계에서 행복하지 않은 이유의 일부는 이상적인 아버지처럼 자신에게 몯느 것을 해주기를 바라면서 남자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과잉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남자든 여자든 누군가에게 구원을 받기보다는 스스로 각자의 존재에 대해 깊이 책임을 져야한다. 자신의 삶에 대해 자신이 지지 않는 책임을 상대가 대신 질 수는 없다.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기보다는 스스로 백마를 마련하고 그 위에 올라탈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일까 중독일까 

사랑일까 중독일까를 판가름하는 가장 간단하고 중요한 기준은 자신의 에너지가 이 관계로 인해 소진되는 느낌인지 아니면 생동감이 넘치는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이제 아버지를 떠날 시간 

오랫동안 아버지를 부정하는 것은 곧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부정하게 된다.

아버지를 긍정하는 것이 자기 삶을 수용하고 긍정하는 것임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자기 삶을 짓누르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애증을 내려놓을 수 있다.

만일 아버지를 온전히 수용하지 못한 상태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면 그 과정은 평생 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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