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대만 타이베이, 지우펀, 야류, 단수이, 스펀

일정 : 3박 5일 

항공 : 제주항공 

여행사 : 온라인투어 패키지 

인원 :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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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첫 일정은 지우펀을 간다고 한다. 가이드가 오늘 일정을 브리핑해줬는데 여행사에서 받았던 확정일정표와 틀리다. 확정일정표에 따르면 원래 오늘은 국립고궁박물관, 충렬사, 서문정거리, 용산사, 화시지예 야시장, 옵션으로 101타워를 가야한다. 그런데 가이드 말로는 그 일정은 10년 전부터 똑같았다고 상황에 따라 바뀐다고 한다. 일정표보고 그날 그날 뭘 입어야하나 고민하면서 옷 가져왔는데 엉망이 됐다. 지우펀으로 가는 길에 저 멀리 101 빌딩이 보이는데 구름에 가려서 제대로 보이지않는다. 


※ 오늘의 일정 

8시 출발

10 ~ 11시 지우펀 

점심식사

1 ~ 2시 야류

스펀 - 등 띄우기

5 ~ 6시 30분 101 빌딩

저녁식사

10시 호텔 도착



지우펀에 가기 전에 먹구름만 꼈던 하늘이 지우펀에 오자마자 비가 쏟아진다. 지우펀은 1년 중에서 90% 비가 온다고 한다. 맑게 개인 지우펀을 봤다면 당신은 정말 행운아이다. 

드디어 지우펀에 도착했는데 이게 뭐야 @.@;; 

안개가 엄청 심하게 껴서 앞이 하나도 안보인다. 거기다 비줄기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 와...정말 날 잘못 잡은 듯하다.  

비가 오면서 바람까지 거세어져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우산을 써도 옷과 가방이 다 젖는다. 그래서 지우펀엔 우비가 필수. 난 미리 우비를 2개나 입고와서 차에서 입고 내렸는데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이 가까운 곳에서 우비를 사느라 난리다. 

대만오기 전에 지우펀에 항상 비온다는 얘기를 들어서 신발 방수커버를 찾아해맸는데 결국 못찾았다. 이마트엔 어린이용만 팔았고 다이소엔 스프레이 형태로 뿌리는 것만 팔고 인터넷으로 사기엔 시간이 촉박했다. 결국 다이소에 파는 신발 방수 스프레이를 신발에 막 뿌렸는데 효과가 있는건지 없는건지 신발에 물은 안들어왔다. 대신 무좀에 걸렸다. ㅡ.ㅡ;; 

여기서 파는 신발방수커버는 저렇게 그냥 비닐이다. 한국에서 파는건 신발 밑창이 덧대여져 있는게 파는데 여긴 없다. 나도 저걸 살까했지만 비오는데 바닥이 비닐이라 미끄러질 것 같아서 안샀다. 

가는 길에 무덤이 많이 보인다. 저렇게 생긴게 다 무덤이라고 한다. 잘사는 중산층 이상만 이렇게 무덤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첨엔 차타고 다니다가 산에 저런 무덤이 많이 모여있어서 신기했는데 가다보니 너무 자주보여서 아무 감흥이 없었다. 여긴 집 바로 옆에 무덤이 있는데 집값이 안내려가나...

무덤을 지나쳐 5분 정도 걸으니 드디어 홍등이 보인다. 

지우펀 거리에 들어오자마자 헐... 사람이 너무 많다. 거기다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어서 사람들이 우비도 입고 우산도 동시에 쓰니 너무 복잡하다. 우산에 치이기도 하고 우산에 찔리기도 하고 우비만 입고 다녔으면 좋겠는데 비가 점점 많이 온다. 우비로 감당할만한 비가 아니다. 

가이드가 오카리나 상점에서 부터 아메이차관이 있는 홍등거리까지 알려주고 10시부터 11시까지 1시간 자유시간을 줬다. 그런데 가이드가 지우펀에 대해 그닥 설명을 안해준다. 제일 유명한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애니메이션인데 그 말은 쏙 뺀다. 그러고 하는 말. 요즘 젊은 애들이 많이 와서 유명해졌는데 자긴 왜 오는지 모르겠단다. 볼거 하나도 없다고. 그러니 1시간이면 차고 넘친다고 한다. 

이 가이드가 지우펀에서 나에게 똥을 줬다. 하아.. 그 얘긴 나중에 하고...


유명한 땅콩 아이스크림 가게

무슨 맛인지 궁금했지만 줄이 너무 길다. 기다리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여기서 1시간밖에 자유시간이 없기때문에 먹는 것보다 일단 아메이차관에 가서 홍등 사진을 찍어야한다. 거기가 핫스팟이니까. 

땅콩 아이스크림에서 한 열걸음 더 가면 55번 누가크래커 가게가 나온다. 지우펀 오기 전에 55번 누가크래커 사가려고 열심히 구글 지도를 보고 캡쳐해서 왔는데 딱히 지도가 필요없다. 저 55번 마크가 너무 눈에 잘 띈다. 

55번 누가크래커는 일단 위치만 파악해두고 돌아오는 길에 샀다. 비는 오고 우산도 들어야하고 카메라로 사진도 찍어야하고 쇼핑도 해야하고 아주 손이 부족하다. 부족해. 

한국말로 친절히 한상자에 NT $150 라고 써있다. 7박스엔 NT $1,000. 여기서 3박스를 샀다. 근데 사람이 너무 없다. 혹시 여기 망했나? 하루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대만 오기 직전까지 지우펀에 대해서 알아보니 55번 누가크래커 꼭 사오라고 쇼핑리스트 1순위였는데 나말곤 사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갈때도 올때도 여기 있는 1시간동안 사람이 없었다. 다른 블로그에는 다 줄서있던데 왜 그렇지? 돌아올때쯤 되어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지금 시간은 오전 10시. 지우펀은 대만의 하이라이트로 불릴만큼 인기가 많은 곳이다. 특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왔던 아메이 차관의 홍등이 가장 인기가 많다. 자유여행객들은 해질 무렵 홍등이 켜질때 오지 이렇게 아침에 오지 않는다. 둘러보니 모두 가이드가 안내하는 패키지 관광객들이다. 가이드가 땅콩아이스크림은 소개해도 누가크래커는 소개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따로 쇼핑센터에 데려가서 사야하기 때문이다. 패키지로 온 사람들은 대부분 이 가게가 유명한지 모르고 그냥 지나쳐갔다. 몇몇 부모님을 모시고 온 젊은 사람들만 "엄마 여기 유명한데야~" 하고 끌고왔다. 

여기서 패키지와 자유여행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소세지, 떡, 어묵 등등 먹거리가 정말 많다. 근데 먹을 시간이 없다. 지우펀에서 하고싶은걸로 5개만 추려왔다. 아메이차관을 배경으로 인생샷 남기기, 55번 누가크래커 사기, 수신방 펑리수 사기, 마그넷 사기, 오징어튀김 먹기 

이것만 하는데도 1시간이 부족하다. 

돌아오는 길에 마그넷도 샀다. 하나라도 더 싼거 살거라고 가게마다 돌아다녔는데 가격은 다 똑같았다. 그냥 마음에 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사면 될 것 같다. 특출나게 이쁜 것도 없고 다 비슷비슷해서 NT $100 짜리 2개 샀다. 

와우 여긴 초등학교때 했던 뽑기 방이네. 잼있어보이지만 난 널 뽑을 시간이 없단다. 

ㅠ.ㅠ



오카리나 가게에서 부터 무조건 직진 직진만 하면 흑색땅콩 간판이 보이면서 사람들이 북적북적 거린다. 여기가 바로 홍등이 있는 계단이다. 


드디어 홍등이닷~!! 근데 이게 뭐야? 아.. 안이쁘다. 비는 오고 안개도 끼고 사람들은 우산과 우비로 혼잡하고 분위기가 칙칙하다. 역시 홍등에 불이 안켜지니 그런 것 같다. 하아.. 누가 아침 일찍 지우펀에 온단말인가 ㅠ.ㅠ 

드디어 아메이차관이 보인다. 여기서 인생샷 찍으려고 수십장 찍었는데 다 실패. 셀카로는 한계가 있다. 혼자 간 여행이라 사진찍어줄 사람도 없고 그냥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아무나에게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다들 발로 사진을 찍더라. 건진 사진이 없다. 그래서 포기하고 그냥 찻집 사진이나 찍었다. 


다들 여기서 사진을 많이 찍는데 바로 왼쪽 계단으로 올라가면 다른 커피숍이 나온다. 커피숍 안까진 들어가지 않고 계단을 올라가서 커피숍 바로 입구 앞에서 찍으면 이렇게 찻집이 다 나온다. 

찻집에 들어가서 차마실 시간 따위는 없다. 아쉬워라.

여긴 낮에도 좁은 골목에 우산에 복잡한데 밤이 되면 지옥펀으로 바뀐다. 사람지옥, 우산지옥, 사진지옥 다들 비오는데 사진 찍느라 이 계단에 꽉 찬다고 한다. 흑.. 그래도 불켜진 홍등이 보고싶다. 

아메이차관에서 더 내려가자 사람이 그나마 없다. 사진 찍는 포토존이 아메이차관 바로 맞은편이라 거기만 사람들이 몰려있다. 

스펀에서 날리는 미니 등을 파는 곳이 많았다. 잠시 살까 고민했지만 장식품 사는건 마그넷만 사기로 하자. 

아메이차관을 지나 흑색땅콩 간판을 지나 쭉~ 더 위로 올라가면 홍등 골목이 더 나온다. 그런데 여긴 더 사람들이 없다. 아직 아침이라 그런지 문을 닫은 가게도 많다. 

곳곳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왔던 가오나시가 많이 보인다. 

목각인형을 파는 이쁜 가게도 보인다. 구경하고싶었는데 시간이 없다. 아메이차관에서 사진찍는다고 시간을 너무 많이 썼다. 

계속 올라가니 막혔다. 더이상 올라갈 곳이 없네. 

바로 앞에 가이드맵이 보인다. 절인줄 알았는데 학교였던거야? 이제 다시 돌아가자. 

가는 길에 오징어 튀김 집이 보인다. 오동통통한 오징어를 보니 이건 먹어봐야겠다. 여기까지 왔는데 하나는 먹어봐야지. 

시식으로 오징어 다리를 먹어봤는데 짜다. 짜. 그래도 먹어보자. 컵에 담긴 오징어 다리를 하나 달라고 하니 기름에 다시 튀겨준다. 튀기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3분 정도?

소스는 카레, 겨자, 후추 소스가 있는데 난 아무것도 안뿌리고 그냥 먹었다. 

드디어 나온 오징어 튀김. 맛있다. 지우펀에 갔다가 점심을 먹으러 간다고 해서 군것질 많이 안했는데 점심이 그렇게 구릴줄 알았으면 여기서 양껏 배채우고 갈껄 그랬다. 

그런데 문제는 먹을 수가 없다. 비는 계속 오고 우비로는 감당이 안될 정도로 많이 와서 우산은 써야겠고 사진은 찍어야하고.. 한손엔 우산, 다른 한손에 카메라를 드니 먹을 손이 없다. 일단 맛만 보고 먹는건 나중에.

가는 길에 닭을 파는데 세상에.. 닭머리 고대로 익혀서 판다. 닭벼슬과 닭발이 아주 살아있다.

넌 뭐냐.. 모르겠다. 시간이 없으니 빨리 55번 누가크래커랑 수신방 펑리수나 사러가자. 그런데 아무리 봐도 수신방이 안보인다.

가오나시 볼펜은 NT $ 500.

귀엽긴 하지만 볼펜이 볼펜이지 뭐 패스~! 

스노우볼도 판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잼있었지만 캐릭터를 모을만큼은 아니었다. 아기자기한 거에 관심이 없어서 패스. 

대만에서 지금 제철이라는 석과도 판다. 석과 주스는 무슨 맛일까. 먹고싶은데 11시가 다 되었다. 빨리 가야지.

다시 처음 출발지인 오카리나 앞으로 왔다. 여기서 11시에 모이기로 했는데 11시 정각에 왔건만 아무도 안보인다. 내가 너무 빨리 왔나 다들 더 구경하고 있는건가. 

5분이 지났다. 가이드도 안보인다.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뭐지? 약속장소를 잘못알았나? 아닌데 여기 맞는데...

오늘 여행 첫날이라 패키지 사람들이 22명이 왔어도 아직 누가 누군지 모른다. 우리 팀이 누구인지 잘 모르겠지만 눈에 익은 사람들도 안보인다. 다들 이 앞에서 모이는지 다른 가이드도 보이고 패키지로 보이는 한무더기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도 보이는데 우리 가이드만 안보이고 사람들도 안보인다. 

아~ 환장하겠네. 11시 10분.

혹시나 저 사람들이 우리 팀인가? 패키지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아가씬 우리 팀이 아니란다. ㅠ.ㅠ 

대만에서 데이터를 아예 안쓰려고 유심칩 구매를 안했다. 혹시나 무슨 일 생기면 쓰려고 데이터 로밍만 신청했지만 신청해도 안쓰면 돈이 안나간다. 그래서 데이터를 꺼두고 있었는데 결국 데이터를 켰다. 덕분에 11,000원이 날라갔다. 

이노무 가이드가 자기 폰번호도 안알려줘서 한국에서 온라인투어에 받은 문자를 뒤져서 문자를 보냈다. 답이 없다. 

11시 20분. 나 국제미아되는건가.. 안되겠다 전화를 하자. 전화를 걸고있는데 저기서 드디어 가이드가 나타났다. 

인원체크도 안하고 사람들 다 데리고 차까지 갔다가 출발하려고 하는데 내가 없어서 다시 왔단다. 사과는 커녕 사람들 다 일찍왔는데 나보고 왜 늦게왔냐고 뭐라고 한다. 와... 대환장. 이렇게 억울할 수가. 11시 정각에 왔다고 하니 자기 시계가 잘못된거 같다며 그냥 넘어간다. 

패키지로 보라카이, 베트남, 서유럽을 다녀왔지만 날 두고 간 가이드는 처음이다. 여행 첫날부터 막장을 보여준 가이드는 여행 끝날때까지 막장을 보여줬다. 옵션 강요에 70~80대 할아버지 가이드라 무슨 말인지 발음 알아듣기가 어렵다. 

덕분에 최악의 여행지가 대만이 되었다. 

▲ 지우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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